장마감 이후 영업양수 공시가 게재되었습니다.
탑코미디어의 형제회사, 실질적 모회사인 탑코로부터 일본 웹툰사업부를 200억 주고 양수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번 영업양수를 위해 회계법인은 DCF를 활용하여 양수가액을 감정하였습니다. 회계법인의 평가로직을 살피면서 새로운 정보를 취하고, 더불어 200억에 달하는 양수가액이 적절한지에 대해 판단해봅시다.
레진코믹스는 독특하게도 내수용 사이트보다 북미사이트의 트래픽이 더 높습니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레진코믹스의 북미매출이 18년도 기준 105억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래 첨부한 레진코믹스 북미, 일본사이트의 월간트래픽을 비교해봤을 때 매출액과 트래픽의 상관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높은 무료웹툰 비중, 독자의 저조한 과금성향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금번 사이트별 트래픽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웹툰플랫폼 또한 계절성을 갖는다는 사실입니다. 3사 모두 4분기에 비교적 높은 트래픽수를 기록하다가 1,2월의 연속적 트래픽감소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레진코믹스의 해외가입자가 585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탑툰의 해외가입자수는 600만명입니다. 레진코믹스는 북미, 일본, 스페인어권의 직접운영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플랫폼 런칭을 한지 시간이 꽤나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트래픽, 가입자수는 그리 늘어나지 않는 실정입니다. 이에 프랑스 현지웹툰플랫폼 델리툰을 인수하였습니다만 해당 사이트트래픽이 레진 국내사이트 트래픽의 1/10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진 않을 듯 합니다.
일본 웹툰시장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여 2020년 연간 38% 성장했습니다.
breakdown하여 살펴보면 꾸준한 하락세를 그리던 인쇄만화 부문에서 약 50%의 성장을 보였고, 꾸준한 성장추세를 그리던 디지털만화에서 약 30% 성장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2016년부터 거의 성장하지 않았던 일본 만화시장이 크게 성장하게 됩니다. 최신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여 2021년도 데이터는 없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실내활동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위 도표에서 추산되는 만큼 산업이 성장했으리라 추정됩니다.
애니메이션 산업의 활성화로 인해 기존 만화책 산업은 95년도를 정점으로 매년 역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이 70%를 넘기게되면서 웹툰이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일본 내 웹툰의 인기몰이 덕에 일본 만화시장은 역성장 기조를 꺾고 큰 폭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러나 해당 보고서에서 제시한 일본만화시장의 성장성을 그대로 차용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팬데믹 이전 일본만화시장은 기존 인쇄물시장을 웹툰이 잠식하는 구도였습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웹툰이 CAGR로 연간 20% 성장했음에도 전체시장규모는 그대로였단 사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20년, 21년의 강한 성장성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위 자료는 20년부터 25년까지 일본만화시장이 연간 12.3%, 웹툰은 20.8% 성장하리라 전망했습니다. 이는 현 규모에서 3배 확대된다는 뜻인데 일본의 인구구조, 한국에 비해 비교적 낮은 스마트폰 보급률, 팬데믹 이전 성장성 모두를 감안했을 때 이는 지나치게 과장되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위와 같이 재추정했습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인쇄물, 웹툰은 각 -14.8%, 20.26%의 CAGR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저는 향후 이러한 기조가 유지되리라 전망했습니다. 다만 상술한 요인들로 인해 전체시장의 성장은 제한적이라 판단하여 6.7%로 대폭 하향조정했습니다.
수치를 자세히 살피면 당장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실적이 온전히 반영될 2023년부터 인쇄물 시장의 규모는 2019년도 수준으로 회귀하리라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에도 웹툰시장의 성장은 꽤나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리라 전망했는데, 이는 기존 만화책과는 다른 다양한 장르, 일본의 라노벨문화와 연계되었을 때의 강한 팬덤효과, 용이한 접근성, 스마트폰 세대의 확장에 기인한다고 판단합니다.
산업에서 다시 기업으로 넘어갑니다.
양도회사 관련 정보를 살피던 도중 회사지분과 관련하여 의아함이 들었습니다. 좌측은 20년도 탑코 보고서를 기반으로 추측한 지배구조입니다. NPXK가 배분받은 EB를 모두 전환했을 때를 가정하여 작성한 도표입니다.
지금 살펴보니 전체 주식수는 딱 NPXK의 EB만큼 부족합니다. 따라서 아직 EB가 행사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선 초기투자자들로부터 주식을 매입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사주는 약 16000주 가량 늘어났고, 유정석 대표의 지분은 약 7000 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초기투자자들의 지분은 전부 '코핀커뮤니케이션즈'라는 회사로 옮겨갔습니다.
처음 보는 회사라 살펴보니 NPXK가 500억을 투자한 웹툰/웹소설 컨텐츠제작 회사입니다. AI를 활용한 렌더링 자동화 기술 등을 활용하여 급속도로 성장중인 회사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현재 기업가치는 대략 1000억으로 평가받는 듯 한데, 해당 회사에서 NPXK로부터 유치받은 투자금을 탑코 지분인수에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굳이 코핀이 대규모 투자금을 들여 탑코 지분인수를 하였기 때문에 양사는 아마 향후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이번 사업부 양수계약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일본사업부의 매출액, 영업이익을 사측에서는 각각 80억, 50억으로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고정비 성격의 관리비, 비경상손익 등을 제외한 수치입니다.
현재 탑코의 20년도 매출액이 588억, 영업익이 200억(OPM 30%)로 알려진 상황에서, 일본사업부의 OPM이 62%라는 것은 다소 믿기 어렵습니다. 매출액이 80억인 것은 비율상 맞는듯한데 영업익은 30-40% 사이로 대폭 하향시키는 것이 합리적일 듯 합니다. 실제로 사측에서도 Pro forma 재무재표임을 보고서에 명시했기 때문에 이 수치는 아마 과장된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영업수익(매출액) 부문을 살피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전 글에서 살폈다시피 시모아라는 일본 웹툰유통사에서 탑툰작품들이 상위권에 랭크된 적이 있습니다. A, B유통사 중 하나가 시모아인것으로 파악됩니다. 글이 작성되고 있는 현재에도 확인 결과 시모아 청소년만화 부문에서 탑툰작품들이 10위권 내 3개 랭크되어있습니다.
위 영업수익 도표는 위와 같이 breakdown됩니다.
평가사는 앞으로 서비스할 작품의 수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을 가정했습니다. 제가 추정한 웹툰시장 성장성을 감안했을 때 A유통사에서 발생할 매출액 추정치는 합리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B유통사에서 발생할 매출액 성장은 다소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시모아에서 유통되고 있는 탑툰작품이 대략 20개라는 점에서 B유통사가 시모아인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러면 A유통사는 어디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데 시모아 기사에서 나온 '망가왕국', '메챠코믹' 아니면 '픽코마'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유정석대표는 최근 탑코미디어 산하 탑코재팬을 설립하였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기존 유통사업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플랫폼 운영을 계획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따라서 저는 B유통사의 높은 매출성장을 연간 5%대 성장률로 조정하는 대신, 독자적인 플랫폼에서 창출될 영업수익을 반영하여 재추정했습니다. 대만사업부가 진출 첫해에 반년만에 150만불, 둘째해에는 300만불 매출을 올렸다는 사실을 활용하여 일본사업부의 향후 5년간 자체플랫폼 영업수익을 추산했습니다.
대만과 일본의 인구수를 단순비교할 경우 일본이 대만의 5배에 달합니다. 게다가 이미 만화시장이 활성화되어있으니 향후 매출성장성은 대만에 비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23년도를 플랫폼 운영의 첫해로 가정했을 때, 첫 해 매출액을 35억으로 대만의 첫해 실적과 유사하게 추정했습니다. 그리고 향후 매년 10% 성장을 가정하였습니다. 결과만 놓고본다면 사실 평가사에 추정한 영업수익과 탑라인에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 다음은 영업비용 추산입니다. 사실 다른 추정과 관련하연 그닥 수정할 것이 없어보이지만 광고비는 독자적인 플랫폼 운영을 선언한 만큼 꽤나 많이 지출될 듯 하여 수정했습니다. 평가사에서는 영업수익 대비 3% 광고비 지출을 가정했으나, 저는 탑코의 20년도 광고비지출비율인 16.8%를 활용하였습니다.
이렇게 추정한 영업이익율은 22년 기준 39%, 26년 기준 32%입니다. 30% 초반의 OPM은 탑코 전사의 그것과 유사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추정이라 판단했습니다.
이후 법인세율 22% 적용, 감가상각비, CAPEX, NWC 조정을 거쳐 도출한 FCFF는 위와 같습니다. 좌측은 평가사에서 제시한 자료이고, 우측은 제가 수정하여 추정한 자료입니다. 대략 10% 정도 차이가 있으나 그리 큰 차이는 아니라 판단됩니다. 이제 DCF 추정의 마지막 단계인 WACC를 구해봅시다.
사실 평가사에서 제시한 WACC는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합니다. 우선 risk premium이 11.14%에 달하는데 보고서가 작성된 작년말을 기준으로 11.14% 수치만큼 도출되지 않습니다. 물론 블룸버그 터미널을 통해 구했다고 말한다면 할말 없긴한데, 통상적으로 8%대의 risk premium보다 더 높은 수치입니다. 그리고 무려 3.21%의 size premium까지 합산하면 WACC가 무려 19.3%가 도출됩니다. 제가 계산해본 값과는 대략 4%의 차이가 있습니다.
탑코미디어 주주입장에서는 WACC가 높을수록 좋습니다. 이후 일본사업부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할 때 적용할 할인율이 그만큼 더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평가사에서는 19.3%로 할인하여 자기자본가치를 200억으로 추산했습니다. 저는 15.41%를 활용하여 계산했는데 영업가치가 219억으로 추산되었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 일본사업부의 22년 영업이익은 33억, 26년 영업이익은 45억으로 예측된다. 다만 일본 웹툰시장의 규모와 그 성장세를 감안했을 때, 향후 영업이익은 금번 추정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
둘째, 단순히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평가한 P/E ratio는 5 정도이다. 탑코미디어 입장에선 향후 산업성장성 대비 저렴한 가격에 현금흐름이 잘 창출되는 사업부를 인수했다.
셋째, 현재 탑코미디어에는 유증, 메자닌 발행으로 537억의 현금이 유입된 상황이다. 이번 영업양수 계약으로 200억을 지출하였으며 남은 340억은 대만,북미사업부 양수 혹은 드라마/컨텐츠 제작사 투자에 활용될 전망이다.
넷째, 여전히 왜 유정석대표가 탑코미디어를 인수하였는지에 대해선 짐작할 수가 없다. 유정석대표의 탑코 지분율이 5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그가 탑코 상장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만약 다음에 현금흐름 창출력이 꽤나 높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만사업부를 탑코미디어가 양수한다면 우회상장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
다섯, 우회상장일 경우 단기적으론 주가가 긍정적으로 반응하겠지만 합병비율이 그닥 우호적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없는지라 장기적으론 특정 주가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 관련 내용은 3편을 참조하시길 바란다.
한 줄 요약하자면, "좋은 사업부를 싸게 잘 넘겨받았다"입니다.
웹툰산업은 향후 투자가 지속적으로 집행될 분야입니다. 글로벌 웹툰 시장은 이제 초기성장 단계에 불과합니다.
2000년대 초중반 개화한 국내웹툰시장이 아직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웹툰시장은 아직 2000년대 초중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탑툰은 국내에서 해외로, 성인만화에서 비성인만화로 확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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