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달간의 지배구조 개편 정리
향후 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를 그리기에 앞서 여지껏 알려진 정보를 취합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 ~21.11.09
디엠티는 홈캐스트가 최대주주로 있는 시총 300억 규모의 소형주였습니다.
기존에는 북미 셋탑박스를 수출하던 기업이었는데 아무래도 사양산업에 속해있었던 기업답게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였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때문에 매출액이 반토막이 나버립니다. 그러나 워낙 재무구조가 건전했던지라 3년간의 100억 적자가 자본잠식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부채비율이 36%로 극히 낮고 메자닌 발행 내역 또한 없으며, 시총이 300억 수준이었기 때문에 탑코는 디엠티를 인수하기로 결정합니다.
(2) 21.11.10~21.12.27
지난달 10일에 디엠티는 위와 같은 공시를 냅니다. 해당 공시분에 대해 정리한 도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a. 우선 탑코와 탑코대표 유정석이 기존 최대주주인 홈캐스트로부터 구주를 인수합니다. 주당 인수가는 8388원, 주식수는 각 1,192,180으로 인수가액은 각 백억원에 달합니다.
b. 유정석대표는 구주인수계약의 조건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가합니다. 2683원에 특수관계자 포함 약 190만주를 매입하는 계약입니다. 1년의 보호예수조건이 있으며 22.01.06에 신규상장됩니다. 이후 대표의 우호지분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여 시장에 매물로 출현할 일은 없을 듯 합니다.
c. 노마드투자조합, 아이언사이드를 대상으로 CB를 발행합니다. 각 3052원에 노마드투자는 87억원치, 아이언사이드는 200억원치입니다. 만기는 3년이라 행오버를 우려하기엔 시간이 좀 남아있는 편입니다. 아이언사이드의 CB에는 다소 독특한 조항이 포함되어있는데, 22.12.23-23.03.23 사이에 유정석대표가 해당 CB물량에 대한 콜옵션을 소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유정석대표는 CB물량의 신규상장시 최대주주 지분의 감소를 최소화하려는 듯 합니다.
따라서 당장 내년 1월 6일부터 신규상장되는 주식수는 186만주로, 희석률은 16.57%입니다.
(3) 21.12.28~
어느정도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였으나 전환사채에 대한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습니다.
a. 우선 아이언사이드가 기존에 소지하고 있던 CB물량을 ST벤처캐피탈, 초록뱀미디어, 엠벤처투자에 매각하고 exit했습니다. 유정석 대표의 콜옵션행사 가능물량은 ST벤처캐피탈에 다 넘겼습니다만, 대표의 행사 의지가 뚜렷하고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이를 최대주주 지분율에 포함했습니다.
b. 초록뱀미디어가 196만주, 전체 발행예정주식수 대비 8.73%나 투자한 것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양사간의 협업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2. 향후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예측이 쉽지 않은 분야지만 몇자 적어 봅니다.
유정석대표는 구주인수건 100억과 유증에 따른 추가비용 40억을 모두 차입금으로 해결했습니다.
탑코 보통주 5668주를 담보로 탑코로부터 140억을 땡겨받았으며, 이에 대해 디엠티 보통주 107만주를 추가담보로 제공했습니다. 탑코는 구주인수건 100억에 대해 50억은 자기자본으로 납입하였으나, 잔금은 기존 NPXK에서 조달한 242억 중 50억을 통해 치렀습니다.
여기서 확인가능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금년도 NPXK에서 조달한 242억, 그리고 이를 제외한 현금성자산의 증감이 20년과 19년의 평균수준인 20-30억이라 가정했을 때 당기말 현금성자산은 300억 정도입니다. 유정석대표와 탑코는 디엠티 인수를 위해 이중 총 240억을 사용한 셈입니다. 추가적으로 유정석대표는 22.12.23부터 콜옵션을 행사해야합니다. 이 때 추가적으로 100억원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그는 240억원을 23년 11월까지 마련해야만 합니다. 만기를 연장할 수는 있겠으나 그 규모가 크다보니 현금을 조달할 필요성은 있어보입니다. 이를 위해 24년까지 탑코 배당을 통해 차입금 상환을 진행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둘째, NPXK를 통해 242억 투자를 유치했으나 해당 자금을 모두 디엠티 지배구조 강화에 사용했으니 탑코를 통한 대규모 신규투자 집행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따라서 디엠티 아래 해외사업부를 두거나 드라마/영화 제작사업부를 신설해야만 합니다. 유정석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부분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537억원이 유증, CB를 통해 디엠티에 유입됩니다. 유정석대표는 이를 '웹툰/웹소설 글로벌 플랫폼 사업부' 출시에 활용할 계획인듯 합니다. 그러나 해당 플랫폼은 초기 마켓팅비용이 일시적으로 많이 들 뿐, 537억만큼의 대규모 자금집행을 요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디엠티는 OSMU BM을 적용하기 위해 537억원의 재원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직접적인 탑툰원작웹툰 영화/드라마화의 투자자가 되거나, 제작사 지분취득 혹은 인수가 그 사용처가 될 전망입니다.
당장 내년부터 제작사쪽으로 투자가 집행될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만 글로벌플랫폼사업부는 출범될 듯 합니다.
다만 현재 탑툰플러스라는 이름의 북미플랫폼이 탑코 아래 존재하는데 해당사업부를 디엠티로 이전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취할지 지켜봐야하겠습니다. 유정석대표의 말대로 일본시장에선 탑툰원작웹툰의 인기를 인정받았으나 이를 독자적인 플랫폼 내에 따로 서비스 제공하는 것은 또 다른 얘기입니다. 기존 소비자를 플랫폼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초기 마켓팅비용 지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탑코는 국내서비스에 집중하고, 탑코미디어는 국내원작웹툰을 해외 플랫폼을 통해 수출하거나 이를 드라마/영화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겁니다.
많은 투자자분들이 탑코가 디엠티와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할 것이라 전망하시는듯한데 잘 모르겠습니다. 유정석대표의 인터뷰자료만 봐도 양사간의 선긋기를 은근히 종용하는듯한 뉘앙스입니다.
그럼에도 합병을 단행했을 때의 유정석 대표의 지분율의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는 주관적 가정이 굉장히 많이 포함된 자료니 재미로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실 기존 합병보고서 몇몇개를 참고하고 야매로 만든지라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결과물이 있으니 올려는 봅니다.
242억원을 투자한 NPXK의 EB가 모두 교환되었을때를 가정한 탑코의 지분율입니다. 최근 20:1의 액면분할을 진행한 것을 반영한 수치입니다. 올해 당기순익을 190억원으로 가정했을 때 EPS는 76085원입니다. 이를 현재 코스닥상장사 중 peer인 디앤씨미디어, 키다리스튜디오의 fPER 30으로 곱해주면 주가는 230만원이 됩니다. 시총은 대략 5700억입니다.
최근 유정석대표가 140억원의 차입금의 담보로 약 탑코 보통주 5600주를 잡았는데, 요즘 그 주식담보대출의 담보율을 잘 모르긴하지만 대략 130억원이 나와 나름 근거있는 수치가 아닌가 합니다.
모든 메자닌의 주식화가 이뤄진 2025년을 합병의 원년으로 가정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려봤습니다.
우선 탑코미디어에 해외웹툰플랫폼, 제작사 사업부를 신설한다고 했으니 탑코는 순전히 국내 내수 웹툰/웹소설에서만 이익이 나는 것입니다. 물론 그 IP에 대한 무형자산이 아마 탑코에 속해있기 때문에 추정치보다 더 큰 이익을 볼 순 있겠으나 이번 시뮬레이션에선 해당 수익분을 제외했습니다. 2020년도 탑라인 성장률이 9%에서 제한되었기 때문에 내수는 어느정도 포화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당기순익이 매년 7%씩 성장한다고 가정했습니다.
순자산 또한 연간 50억씩 늘어난다고 가정했습니다. 유정석대표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선 현금배당을 늘릴 필요가 있기 때문에 2025년까지 현금성자산 증분이 매년 25억에 그친다고 가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도출해낸 본질가치입니다. DCF를 활용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인것 같은데 저는 클래식하게 PER만 사용했습니다. 여기서는 보수적 추정을 위해 멀티플을 35나 받는다고 가정했고, 따라서 본질가치는 4637억이 도출됩니다. 현재 디앤씨미디어가 fPER 35-40배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공격적인 멀티플이라고 생각이 듭니다만, 보수적 가정을 위해 다음과 같이 진행했습니다. 아무래도 합병시에 대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멀티플을 설정할테니까요.
탑코 자체의 주식수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탑코 보통주 1주는 185만원이 됩니다.
이를 탑코미디어 시가총액에 따른 주가로 나눠주게되면, 합병비율은 140-210 사이가 됩니다.
탑코미디어의 시가총액을 3000억으로 잡은것이 누군가에겐 상당히 보수적인 추정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탑코가 탑코미디어를 그저 껍데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시가총액을 그리 높이 잡지 않았습니다. 삼화네트웍스와 같은 주요 드라마제작사도 시총이 1500억에 머무는데, base가 2500억이면 나름 합리적인 추정이라고 판단합니다.
해당 PMI비율에 따른 최대주주 지분 변화입니다. 탑코미디어 기존 최대주주지분율 33.42%에서 꽤나 크게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때 신규상장주식분이 엄청나게 늘어나게 되어 희석율이 크게 치솟습니다.
합병후 탑코미디어가 7000억원대의 기업이 되는 경우, 그리고 PMI비율이 167.28인 경우엔 주가가 12700원이 됩니다. 희석이 많이되어 주가가 뛰지 못하는 모습이네요.
그러나 합병보다 IPO를 통한 탑코 신규상장이 오너입장에선 더 매력적입니다. 지분율이 50%로 스타트업 출신 기업치곤 상당히 높으며, 캐시카우인 내수웹툰플랫폼이 탑코 아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탑코미디어는 시장에서 기대하는 5000억원대 기업이 되긴 힘듭니다. 또한 탑코미디어는 향후 수년간 적자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주가에 이로운 재료는 끊임없이 생성될 것입니다.
분명 탑코+탑코미디어는 좋은 기업인데, 그 주식은 그리 좋은 장기투자처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유정석대표가 향후 PMI작업을 거치면서 기업과 지배구조의 방향성을 좀 정해줬으면합니다. 아무리 Governance가 한국에선 꿔다놓은 보릿자루라 하더라도 신생기업의 젊은CEO잖아요... 투명하게 운영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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